원문

조주 스님이 남전선원(南泉禪院)에 처음 들어간 후 승당(僧堂)에서 노두(爐頭)를 맡았다.

어느 날, 그는 승당 문을 잠그고 불을 피워 연기가 가득 차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불이야, 불이야! 사람 살려 줘!' 하고 소리쳤다.

대중이 문 앞으로 달려가자 조주가 말했다.

"옳은 말을 내놓지 않으면 문을 열지 않겠다."

대중에게서 아무 응답이 없었다.

그런데 남전 스님이 창문으로 열쇠를 던져 넣으니 조주는 즉시 문을 열고 나왔다.

 

 

 

 

 

 

원문 이해

이 선화는 남전 스님과 조주 스님 처럼 깨달은 사람만이 취할 수 있는 즉각적인 통찰력을 보여준다.

조주 스님이 '불이야, 불이야! 사람 살려줘" 하고 소리치는 것은 지금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금 우리는 탐욕과 분노, 질투로 불타고 있다. 이와 같은 심리적인 불은 계속해서 새로운 고통과 상처를 만들어 낸다.

"탐욕과 분노, 질투로 불타고 있는 마음을 없앨 수 있는 옳은 답을 내놓지 않으면 문을 열지 않고 죽어버리겠다."

아무도 옳은 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러나 남전 스님 처럼 깨달은 사람은 언제나 훌륭한 통찰력을 보여준다.

"이 상황에서 무슨 옳은 답이 필요하겠는가? 우선 불타고 있는 승당안의 조주 목숨부터 살리는 것이 옳은 답이 아니고 무엇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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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조주가 남전을 보기위해 방으로 들어갔는데 남전이 누워 있다가 조주가 오는 것을 보고 물었다.

"어디에서 왔는가?"

조주가 대답했다.

"서상원(瑞像院 : 상스러운 형상을 가진 절)에서 왔습니다."

"여전히 상스러운 상을 보고 있는가?"

"성스러운 모습은 보지 못합니다만, 누워 계신 여래(如來)는 봅니다."

그러자 남전이 일어나 앉으며 말했다.

"그대는 주인 있는 사미(沙彌)인가, 주인 없는 사미인가?"

"주인과 함께 있습니다"

"그대의 주인은 누구인가?"

"이른 봄이라 날씨가 춥습니다만, 스님께서 잘 계시니 기쁘기 한량 없습니다."

남전이 유나(維那)를 불러 말했다.

"이 사미승을 특별히 대접하도록 하여라.

원문 이해

남전 스님이 조주 스님을 처음 만나보고 조주의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상징적인 질문을 한다.

"그대는 어디에서 태어났는가?"

"오래전 서상원이라는 절의 승려였습니다."

"그 절에는 아주 상스러운 불상이 있다고 들었는데 여전히 그 상스러운 불상을 보고 있는가"

"그 상스러운 불상은 보지 못합니다만 지금 제 앞에 누워 계시는 부처님은 봅니다."

이 대답을 듣는 순간 남전은 보통이 아니다라는 것을 알고 일어나 앉으며 또 묻는다."

"그대는 스승이 있는가? 없는가?"

"스승님과 함께 있습니다"

"그대의 스승은 누구인가?"

"초봄이라 날씨가 추운데도 불구하고 스님께서 이렇게 건강하게 잘 계시니 기쁘기 그지 없습니다."

"이 사미승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많이 도와 주도록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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