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백장이 떠나기 전에 마조에게 마지막 인사를 드리러 갔다. 백장이 오는 것을 보고 마조가 불자(佛子)를 세워서 들어올렸다. 백장이 물었다.
"스님께서는 이 불자의 작용 안에 있습니까? 아니면 그 작용과 떠나 있습니까?"
마조가 법상(法床) 모서리에 불자를 걸어 두었다. 잠시 후 그가 백장에게 물었다.
"그대가 훗날 설법을 하게 된다면 무엇을 가지고 대중을 위하겠는가?"
백장이 불자를 세우니 마조가 물었다.
"그대는 그 불자의 작용 안에 있느냐?, 아니면 불자와 떠나 있느냐?"
백장이 불자를 다시 법상 모서리에 걸어 두었다.
바로 이 순간에 마조가 벽력 같은 고함을 질렀다.
이 고함 소리에 백장은 사흘 동안 귀가 먹었다고 한다.
원문 이해
"스님께서는 이 불자의 작용 안에 있습니까? 아니면 그 작용과 떠나 있습니까?"
= "이 불자를 사용할 때 스님은 지켜보는 자입니까? 아니면 불자와 동일시되어 주시를 잊습니까?"
불자를 법상 모서리에 걸어 두었다.
= "나는 지켜보는 자이다. 나는 더 이상 이 불자와 동일시되어 있지 않다. 나는 객체가 아니다. 나는 항상 주체이며 지켜보는 자이다."
※ 불자(佛子) : 총채 같은 것으로, 좌선하는 사람들이 곁에 두고 파리나 모기를 쫓는데 사용하는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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