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한줄

구름 아래는 천둥번개 위에는 언제나 맑음

slowmrlee 2022. 2. 6. 11:27

지난 여름 어느 날 억수 같이 비가 쏟아졌다. 구름 아래는 천둥번개가 천지를 뒤흔드는 와중에 구름 사이로 쬐금 비치는 하늘은 파아랗게 맑았다.

이 때의 감정을 17자 시로 표현한 것이다.

인간의 의식도 이와 같지 않을까? 본래 의식을 하늘로, 마음과 생각을 구름으로 바꾸면 잘 이해될 수 있을 것 같다. 

하늘은 항상 맑고 푸르며 움직임이 없다. 다만 구름이 움직이며 가릴 뿐이다. 구름이 없는 하늘은 따뜻한 빛으로 온 세상을 비춘다. 평화롭고 안정되고 자유롭다. 먹구름이 잔뜩 낀 하늘은 어둡고 썰렁하다. 

생각, 마음은 무엇일까? 본래 의식(본래 나)과 어떤 관계일까? 이런 의문으로 잠을 설친 때가 많다. 지금도 속 시원히 풀지 못한 숙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분명한 깨달음이 있다. 생각, 마음이 본래 나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사실이다. 본래 의식은 아무리 생각이 오고 가더라도 관심이 없다. 지켜볼 뿐이다. 생각이 본래 의식을 방해하지 못한다. 늘 맑을 뿐이다. 생각이나 마음에 의해 그 맑음을 빼앗기지 않는다. 살인자가 사람을 죽여 놓고 후회한다. 사람을 죽인자는 누구이며, 후회하는 자는 누구인가? 본래 의식은 맑고 밝은데 마음의 작용에 의해 살인자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마음은 무엇일까? 마음은 생각과 교육 그리고 훈련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태어나자마자 '너는 이런 사람이 되어야 해', '너는 이렇게 살아야 해' 라고 교육 받는다. 세월이 흘러 그렇게 교육 훈련 받은 하나의 객체가 만들어 진다. 그 객체는 점점 커져 마음으로 굳어진다. 결국 마음이 본래 의식의 자리를 뺏고 만다. 오늘날 우리 모두는 가정과 사회와 국가가 만들어낸 마음의 집합체이다. 

억만겁의 세월동안 겹겹이 쌓여진 마음으로부터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수천 년 전 붓다, 예수, 모하메드, 노자, 장자,..... 등 수많은 선각자들이 이 마음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외쳤다. 결국 자신들의 속임수가 들통난 사회와 국가로부터 핍박을 받거나 죽임을 당했다. 방법만 다를 뿐 지금 현 시대에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태어나면 국가의 용병이 되도록 세뇌 받는다. 국가를 위해 직업을 얻어 세금을 내고 목숨을 바쳐 충성 하도록 교육 받는다. 그렇게 본래 나를 만나보지도 못한채 한평생 국가를 위해 살다가 간다. 이러한 삶이 진정 행복한 삶인가? 어떤 구속도 없는 자유로운 삶인가? 눈을 감고 깊이 명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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