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들에게 학교 건물과 책과 정기적인 수업 시간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인디언 아이들은 자연의 방식으로 교육받았다. 언제나 자연 세계와 가까이 접촉함으로써 그 속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모든 생명체들과 마음이 담긴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인디언 아이에게는 영적인 세계가 더없이 실제적인 것이었으며, 생명의 빛이 다른 모든 것들보다 우선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모든 존재들 속에 풀리지 않는, 그리고 풀릴 수도 없는 위대한 신비가 깃들어 있음을 깨달았다.

인디언들은 말과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아이들을 가르쳤지만, 직접적인 경험에 더 무게를 두었다. 왜냐하면 모든 배움이란 간접적으로 그것을 전해 듣는 사람에게는 죽은 언어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신체 단련도 철저하고 합리적이었으며, 도덕적이고 영적인 측면에 대한 가르침은 그 어떤 종족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훌륭했다. 우리는 가르치는 기술을 인격의 상징으로 여겼다. 그리고 교육의 근본이 위대한 신비를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사람들과 대지를 사랑하는 데 있음을 잊지 않았다.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삶을 사는 인간이라 여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인디언과 한 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자연과 가까운 학생들이었다. 얼굴 흰 사람들이 책을 갖고 공부하듯, 인디언들은 자연 속의 여러 행동 방식들을 통해 배웠다. 인디언 아이들은 부족의 어른들을 지켜봄으로써 인간이 되어 가는 과정을 배웠다.

야생의 평원에 사는 아이들만큼 오감을 잘 사용하기란 불가능하다. 인디언들은 누구보다도 잘 보고, 듣고, 냄새 맡았다. 또 잘 보고 듣는 것만큼 깊이 느끼고, 깊이 맛보았다. 야생의 생활보다 기억력을 발달시키는 생활은 없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침묵과 과묵함을 배웠다. 그것들은 인디언 성격을 특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들이다. 사냥꾼과 전사가 되기 위해선 그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했으며, 그것은 인내심과 자기를 다스리는 힘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문명 세계의 아이들이 법률가나 대통령이 되기를 희망하듯이 인디언 아이들은 용기 있는 인간이 되기를 희망했다.

인디언의 삶 속에는 단 하나의 의무만이 있었다. 그것은 기도의 의무였다. 기도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영원한 존재를 날마다 새롭게 인식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우리에게는 하루를 기도로 시작하는 것이 음식을 먹는 것보다 더 중요했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면 인디언은 모카신을 신고 물가로 걸어나갔다.   

그곳에서 맑고 시원한 물 한 움큼을 얼굴에 뿌리거나 아니면 물속에 몸 전체를 담갔다. 몸을 씻고 난 뒤엔, 밝아 오는 새벽을 향해 똑바로 서서 지평선 위로 춤추며 떠오르는 태양에게 말없는 기도를 드렸다. 우리의 아내나 남편이 우리보다 먼저, 또는 나중에 그곳에 나와 기도를 올릴 수도 있지만, 우리는 함께가 아니라 각자 홀로 기도했다.

모든 영혼은 각자 아침의 태양과 만나야 한다. 새롭고 부드러운 대지, 그 위대한 침묵 앞에 홀로 마주서야 한다.

사냥을 나간 인디언은 너무도 아름답고 장엄한 대자연 앞에서 말을 잃을 때가 있었다. 바위산 위에는 검은 먹구름과 함께 무지개가 드리워지고, 푸르른 계곡 심장부에서 하얀 폭포가 쏟아져 내렸다. 드넓은 평원에서는 석양빛이 하루의 작별을 고했다. 그런 것들과 마주치는 순간, 우리는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예배하는 자세를 갖추곤 했다. 그러기에 인디언은 굳이 일주일 중 하루를 신성한 날로 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에게는 모든 날이 곧 신이 준 날이었다!

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 눈은 종교적인 마음과 깊은 관계가 있다. 그 점에서 인디언들은 누구보다 탁월하다. 

우리는 위대한 예술가인 신의 작품을 똑같이 흉내내거나, 모방이 불가능한 그것을 모방할 수 있다고 가장하지도 않았다. 아름다운 것은 상품으로 만들어 거래를 해선 안 되며, 오직 존경받고 찬양받아야 한다. 그것이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정신이었다.

 

LIST

'인디언의 지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혜_11 인디언의 영혼_6  (0) 2019.09.01
지혜_10 인디언의 영혼_5  (0) 2019.08.31
지혜_8 인디언의 영혼_3  (0) 2019.08.29
지혜_7 인디언의 영혼_2  (0) 2019.08.21
지혜_6 인디언의 영혼_1  (0) 2019.08.1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