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풍경_7
동짓날 아침 눈!비가 내린다. 눈이 내리다가 금새 비로 바뀐다. 그래서인지 무척이나 비가 차갑다. 갑자기 떨어진 기온에 길 바닥이 미끄럽다. 내리는 비를 피해 멧비둘기 한 쌍이 앙상한 나뭇가지에 앉았는데 그 모습이 무척이나 처량하다. 온 세상이 얼어붙어 아침거리 조차 찾기가 힘이 드나 보다. 산비둘기라고도 불리는 텃새로 암수 쌍을 이뤄 지낸다고 하여 금슬이 좋은 부부를 상징한다고 한다. 내가 사는 오두막 주변에도 많이 산다. 봄에 짝을 부르는 수컷의 소리가 특이하다. '국' 이라고 들리기도 하고 '굯'이라 들리기도 하는데 하여튼 그 소리를 글로 표현하기가 무척 어렵다.
십이월 들어 무척 춥다. 윗쪽과 서쪽 지방에는 며칠 째 많은 눈이 내리고 있다. 일본 북부 지방에는 이미터가 넘도록 눈이 쌓였다고 한다. 내가 사는 남쪽 지방에는 아직까지 눈이 내리지 않는다. 기온도 영하 십도를 넘기지 않을 정도로 춥게 느껴지지 않는다. 중부 지방에는 연일 영하 십도를 넘어서고 있다. 영하 십도 정도는 예전에 비하면 매우 낮은 겨울 날씨다. 내가 어릴 적, 그러니까 삼사십년 전만 해도 영하 십도는 보통이었고 영하 이십도를 넘는 날이 많을 정도였다. 그때는 동네 연못이 겨울 내내 꽁꽁 얼어 붙었었다. 하루종일 썰매를 탔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어지간해서는 얼어붙은 연못을 보기가 힘들다. 그만큼 따뜻한 겨울이 되었다는 것이다.
오늘날 인간의 탐욕이 끝도 없다. 욕구는 실재이나 욕망은 허상이다. 욕구는 채워질 수 있지만 욕망은 채워질 수 없다. 욕구는 자연적인 것이지만 욕망은 변태적인 것이다. 욕망은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 즉, 실재하는 것들에 자신의 생각이나 개인적인 꿈을 부과한다.
이 우주 자연의 모든 존재는 본래부터 주어진 자연적인 욕구를 채우는 것으로 감사해야 한다. 나무와 새들과 동물들과 산과 강..... 은 이 세상을 만족스럽고 감사히 여기며 산다. 그러나 인간만이 만족을 모른다. 인간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다. 쓸데없는 상상이나 생각을 갖고 본다. 그 상상이나 생각이 만들어 낸 것이 욕망이다.
인간의 상상이나 생각이 만들어 낸 것이 욕망이다. 오늘날 지구를 위험에 이르게 한 것이 바로 욕망이다. 따라서 인간의 욕망을 제거하지 않고서는 결코 지구를 본래의 상태로 돌려 놓을 수 없다. 알량한 지식으로 나댔다가는 더 위험해 진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오히려 모든 지식을 버려야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 나무와 새들과 동물들과 산과 강... 처럼 말이다. 그들은 어떤 지식도 없다. 그 어떤 욕망도 없다. 그냥 존재할 뿐이다. 아무 이유없이 행복할 뿐이다. 그들은 지구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다.
인간은 지식을 버려야 한다. 지식이 곧 무지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지식에 사로잡힌 사람은 기억과 정보 경전이나 철학의 어두운 구름에 포위되어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
인간은 마음을 끊어내야 한다. 마음 속에 일어나는 모든 것은 개인적인 생각이나 상상일 뿐이다. 마음을 끊어내야 욕망이 사라진다.
개인적인 상상이나 생각이 만들어 낸 것 중 하나가 바로 과학이다. 이 과학의 발전으로 인간이 편리해졌지만 결국은 인간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작금의 학생들을 가진 부부들은 깨달아야 한다. "지식이 곧 무지다." 라는 사실을. 획일적이고 강제적인 교육을 통해 비자연적인 인간을 만드는 것을 그만두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자식 만큼은 좋은 대학가고, 좋은 직장 얻고, 부자가 되고,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 오늘날의 모습이다.
이 잘못된 생각을 끊어내지 않고서는 끝없는 고통에 시달릴 것이다. 잘먹고 잘사는 놈이나 못먹고 못사는 놈이나 결국은 한날 한시에 죽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구가 사라지는 날 그 많던 재산과 높은 줄 모르던 권력도 물거품 처럼 사라질 것이다.
이 시대의 부모들이여! 지금부터 자식들을 우주 자연의 품으로 돌려 보내자. 그까짓 글자, 숫자 모르면 어떤가? 저 산의 새들과 동물들은 그런 것 몰라도 행복하지 않은가? 우리 자식들도 그들처럼 즐겁게 노래 부르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하여 산도 살고, 새들고 살고, 동물들도 살고, 강도 살고, 바다도 살고, 물고기도 살고 사람도 사는 세상 오지 않겠는가? 이것이 참다운 삶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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