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빛 연못에 버드나무 풍덩 나른한 봄날] - 연못에 비친 버드나무를 보고 그 느낌을 표현한 17자 시
연못이 온통 연두색이다. 연못가에 늘어선 버드나무 가지에는 어리고 여린 잎들이 펼쳐지고 있다. 잔잔한 물속에 홀려 눈까풀이 무거워지고 나른해진다. 봄타는가 보다.
간밤에 내린 서리로 아침에는 추웠는데 해가 중천에 가까우니 좀 풀리는 것 같다. 올 봄 날씨는 종잡을 수 없다. 추웠다가 더웠다가를 반복하고 있다. 아침 기온이 어떤 날은 이 삼도를 어떤 날은 육 칠도를 오르락 내리락 거린다. 밖에 내 놓은 화분도 걱정이고 엇그제 심은 고추 모종도 걱정이고 보름 전 화단에 심은 꽃 모종도 걱정이다. 나는 참 욕심이 많고 집착이 강한가 보다. 걱정이 많은 것을 보니 말이다.
요즘 쓸데없는 걱정을 많이 한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 이대로 좋은 것인가?' 아무리 명상을 해 보아도 이건 아닌 것 같다. 온 세상이 돈에 중독되어 미쳐가고 있다는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 없다. 사람들만 미쳐가고 있다.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쳐 버렸다. 이 지구상에서 사람들만 비정상이다. 사람을 제외한 모든 생명체는 아주 정상이다.
마지막 보루로 믿었던 종교인들 조차 돈독에 물들어 버렸다. 참 끔찍하고 절망적인 상황이다. 안타깝고 슬프다. 살아있는 붓다, 예수, 마호메드는 몸을 감춰 버렸고 죽은 붓다, 예수, 마호메드만 활개를 치는 세상이 되었다.
참된 삶의 의미를 깨우쳐 줄 각성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선생과 교수가 아니라 붓다와 예수와 마호메드가 필요하다. 지식이 아니라 체험이 필요하다. 지식은 남이 체험한 것을 빌려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절대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다. 그러나 경험은 다르다. 자신이 직접 겪은 순수 자신의 것이다.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것이다.
선생과 교수는 배낀 것을 그대로 가르쳐 준다. 그것은 간접적이다. 붓다와 예수와 마호메드는 자신이 직접 겪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므로 그것은 직접적이다.
오늘날 필요한 일은 지식을 비우고 경험을 채우는 것이다. 남으로부터 빌려온 지식을 덜어내고 자연으로부터 직접 겪은 경험을 채울 때 삶의 참된 가치를 깨우칠 수 있다. 돈(물질)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자연 자체다.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가져온 것이다. 똑바로 말하면 자연으로부터 착취해 온 것이다. 돈(물질)이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다. 자연으로부터 가져오지 않는 것이 하나라도 있는가? 단 하나도 없다. 그리고 자연이 가지고 있는 것이 무한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또한 자연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살아있는 생명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계속해서 빼앗다 보면 죽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자연이 죽으면 그동안 긁어 모았던 돈이 무슨 소용 있단 말인가?
자연에 기대어 살 수 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다. 그리고 목숨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만큼만 빌려쓰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빌린 것을 갚아야 한다. 그래야 또다시 자연은 빌려줄 수 있을 만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알면 돈(물질)에 욕심을 부릴 필요가 전혀 없다는 깨우침을 얻을 것이다. 결국 삶의 진정한 가치는 자연의 흐름에 기대어 사는 것이다. 태어나는 곳도 자연이고 죽어서 돌아 가는 곳도 자연이다. 그리고 올 때도 빈손이었고 갈 때도 빈 손이라는 사실이다.
알렉산더 대왕도 죽기 전 깨달았다고 한다. 자신이 죽으면 관 밖으로 손을 내 놓으라고 명했다고 한다. '알렉산더도 빈 손으로 갔다고.'
자연의 흐름에 기대어 물 흐르듯이 바람 부는대로 그 때 그 때를 후회없이 미련없이 아쉬움없이 사는 삶, 그 삶이 바로 진정한 자유와 행복이 있는 삶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 간단하고 쉬운 진리를 모르고 죽음의 불길 속으로 뛰어 드는고! 사람들아! 사람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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