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이 활짝 피고 있다. 하얀 목련꽃과 자주빛 목련꽃이 봄날 아침을 밝힌다. 나무에 피는 연꽃이라 붙여진 이름인가 보다. 가만히 지켜보면 연꽃 처럼 생겼다. 아침 산책중 눈부시게 희고 탐스러운 하얀 목련꽃에 홀렸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고상하고 기품이 있으며 아름답다. 
 
고추 모종을 심기 위해 텃밭을 갈고 이랑을 낸다. 돌이 많은 밭이라 삽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 땅속에서 캐낸 돌은 밭 두렁에 쌓는다. 비가 많이 와도 밭 두렁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몸이 좋지 않은 상태라 큰 힘을 쓸 수 없다. 수시로 목과 허리를 뒤로 젖히는 운동을 해야 한다. 조그만 앞으로 구부리면 목과 허리는 물론 팔다리가 저리기 때문이다. 그래도 흙을 뒤 엎을 때 올라오는 땅의 향기는 그 어떤 고급 향수 보다 좋다. 온 몸을 스치고 지나가는 봄 바람은 시원하고 상쾌하다. 이런 기분은 아픈 몸을 치유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매일 한 시간 정도는 밭에서 놀아야겠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대우주 자연의 고마움을 깊이 느낀다. 너무 포근하고 고마워서 눈물이 날 때가 많다. 해와 달과 별이 고맙고, 산과 들이 고맙고, 강과 바다가 고맙고, 나무가 고맙고, 새가 고맙고, 바람이 고맙고, 흙이 고맙고, 바위가 고맙고, 숲이 고맙다. 그냥 고맙고 감사하다. 이유는 없다. 말과 글로는 표현할 수 없다. 가슴으로만 느낄 뿐이다. 침묵으로 전해지는 자연의 목소리는 내 가슴 속을 울린다. 

인간은 너무 말이 많다. 너무 많은 정보를 만들어냈다. 홍수 처럼 쏟아지는 말과 정보로 미쳐가고 있다. 이제는 말을 끊고 정보를 차단해야 한다. 그리고 침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치광이가 될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정보망(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는 온갖 쓸데없는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 속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아무 말이나 찌껄이고 있다. 참된 삶에 도움되는 말은 찾아보기 힘들다. 거의 대부분 돈에 관련된 것 뿐이다. 황금 만능에 빠진 세상이다. 누구나 할 것 없이 황금을 차지하기 위해 피터지게 싸우는 전쟁터다.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 부(황금)는 무한한 것이 아니다. 누구나 가지고 싶다해서 다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유한하기 때문이다. 누군가 얻으면 누군가는 잃을 수 밖에 없다. 이것이 자연의 이치다.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없다. 누군가는 희생되어야 한다. 내가 그 희생자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본질이 아닌 세상으로부터 탈출해야 한다. 그리고 조용히 눈을 감고 모든 생각과 마음을 내려놓고 누군가와 만나야 한다.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 알 때까지! 

LIST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