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겨울로 돌아온 것 같다. 공기가 차다. 추위에 약한 지병 때문에 밖에 나가는 걸 줄인다. 향불을 피우고 그동안 쌓인 묵은 때를 연기에 실어 보낸다.
온갖 생각과 욕망은 생기는 즉시 날려 보내도 또 다시 쌓인다. 단 일 분도 텅 빈 상태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영겁의 세월을 통해 만들어진 마음의 묘술을 실감하게 된다.
마음이 부리는 요술로 인해 본래 나라는 존재는 늘 혼란스럽고 불안하다. 그러므로 이 마음의 작용으로부터 벗어날 때 고요하고 편안한 본래 나와 만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눈을 감고 본래 나와 만나기를 시도한다. 계속해서 온갖 생각들이 오고간다. 순간 눈이 뜨지고 만다. 더 혼란스럽다. 다시 눈을 감고 시도한다. '오는 생각 마다 않고 가는 생각 안 잡는다', 오면 그냥 바라볼 뿐이다. 어떻게 작용 하는지 지켜만 본다. 절대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러면 스스로 물러난다.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물러나게 한다. 어느 순간 아무 생각도 없는 '無' 의 상태가 온다. 십 초가 될 수도 있고 일 분이 될 수도 있다.
자신과 만나는 시간을 자주 갖다 보면 텅 빈 상태를 점점 늘려갈 수 있다. 이 텅 빈 상태를 천국, 극락, 하늘나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본래 나와의 만남을 시도해 보자. 붓다도 해냈고, 예수도 해냈고, 마호메드도 해냈고, 노자도 해냈고 장자도 해냈다. 이들은 모두 인간이었다. 이들이 해냈으면 같은 인간인 나라고 못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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