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스승께서 물으셨다.

"수부티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래가 디팡카라(Dipankara)에게서

배운 어떤 법이 있는가?"

수부티가 대답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스승이시여.

아무 것도 배운 게 없습니다."

 

 

 

 

 

 

 

 

 

 

 

 

원문 이해

 

디팡카라(Dipankara)는 고대의 붓다이다. 고타마 붓다는 깨달음을 얻지 못했던 전생에 디팡카라를 찾아갔다. 고타마는 자기를 제자로 받아들여 달라고 청했지만 디팡카라는 빙그레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진리는 배울 수 없다. 그렇다. 무엇인가 이해되어야 하는 것은 있다. 그러나 배워야 할 것은 없다. 진리는 지각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이미 그대 안에 있다. 그 덮개를 벗겨버려야 한다. 그러나 새로 배워야 할 것은 없다. 진리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대의 존재 자체가 진리이다. 그대는 깨어나야 한다. 더 많은 지식을 습득해 된다는 말이 아니다. 더 많은 지식에 사로잡힐수록 진리를 깨달을 확률은 줄어든다. 안다고 생각하면 할수록 그대는 더 많은 무지로 덮여버릴 것이다. 지식이 곧 무지이다. 지식에 사로잡힌 사람은 기억과 정보, 경전, 철학의 어두운 구름에 포위되어 아무 것도 보지 못한다.

디팡카라는 붓다에게 이렇게 말했다.

"배운다는 생각을 버려라. 진리는 이미 그대 안에 있다. 진리는 전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붓다는 왜 수부티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는가? 그것은 붓다로부터 아무 것도 배울 게 없다는 것을 이해시켜 주려는 것이다. 붓다 자신이 디팡카라에게서 배운 것이 없다. 그래서 붓다는 이렇게 말한다.

"수부티여, 내게서 배울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저 나와 함께 있으라. 배운다는 생각을 버려라.              

무엇인가 배우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대는 나와 함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훌륭한 구도자가 이렇게 썼다.

"나는 답을 구하러 현자(賢者)를 찾아 나섰다. 많은 현자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저마다 다른 대답을 갖고 있었다. 그로 인해 나는 그들이 스스로에 대해 이율배반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한두 명 만났다. 그들은 고요하게 앉아서 나의 질문에 미소로 응하곤 했다. 그리고 대답을 달라고 계속 고집하는 나에게 너그럽게 몇 가지 질문을 더 던지곤 했다. 그들과 함께 있을 때에 나는 진리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고 바보처럼 아무 근심없이, 어린아이들만이 지을 수 있는 그런 미소를 지은 적도 있었다. 나는 진실로 지혜로운 사람에게서는 아무 대답도 듣지 못했다. 내가 현자를 찾아간 것 자체가 지혜가 부족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설령 지혜로운 그것이 말로 표현될 수 있었다고 한들, 설령 말해졌다고 치더라도 내가 무엇을 이해할 수 있었겠는가? 진실로 지혜로운 사람들은 너무나 진실하여 아무런 지혜의 대답도 주지 않았다."

진실로 지혜로운 사람은 그의 존재, 그 자신을 그대에게 준다. 진실로 지혜로운 자는 다만 그 자신을 그대가 이용할 수 있게 만든다.

배울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배울 진리도 없고, 교리도 없고, 철학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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