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대주(大株)가 처음으로 강서(江西)에 이르러 마조(馬組) 스님을 뵙고 예를 표하니, 마조가 물었다. "어디에서 왔는가?"
"월주(越洲) 대운사(大雲寺)에서 왔습니다"
"여기에 무엇을 구하려고 왔는가?"
"불법(佛法)을 구하러 왔습니다."
그러자 마조가 말했다.
"자기의 보물 창고는 살펴보지 않고, 집을 떠나 먼 곳을 헤매고 다니면서 무엇을 하는가?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데, 그대는 무슨 불법을 구하는가?
대주가 물었다. "무엇이 저의 보물 창고입니까?"
마조가 대답했다.
"지금 나에게 묻고 있는 그것이 그대의 보물 창고다. 그곳에는 온갖 것이 다 갖추어져 있어서 조금도 모자란 것이 없고 자유 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데 어찌 밖에서 헛되이 찾고 있는가?"
대주가 이 말에 크게 깨우치고, 자신의 근본 마음을 알았다. 그가 뛸 듯이 기뻐하며 깊은 감사의 절을 올렸다.
원문 이해
"어디서 왔느냐?"
= "이 영원 속에서 그대가 온 곳은 어디인가? 그대는 자신의 영원한 본질을 자각하고 있는가? 그대는 자신이 전적으로 공(空)의 차원에서 왔다는 것을 아는가?"
"지금 나에게 묻고 있는 그것이 그대의 보물 창고다"
= "묻고 있는 자가 누구냐? 그대의 중심, 그대의 의식, 그대의 존재가 묻고 있다. 밖에서 대답을 구하지 말라. 질문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보라. 안을 들여다보라. 이 질문은 그대 내면의 중심에서 나오고 있다."
※ 사람들은 대답을 얻기 위해 질문한다.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괜찮다. 그러나 그대 자신에 관해서는 결코 묻지 말라. 묻기 보다는 그 의문이 솟아나는 내면을 들여다보라. 그러면 한 순간에 대각(大覺)을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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