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한 승려가 조주 스님에게 물었다.
"스님께서는 세상이 무너져도 이 본성은 괴멸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본성'이란 무엇입니까?"
조주가 대답했다.
"4대(大)와 5온(蘊)이다."
승려가 다시 물었다.
"그것 또한 괴멸되는 것입니다. 괴멸되지 않을 이 '본성'이란 무엇입니까?"
조주가 대답했다.
"5온(蘊)과 4대(大)이다."
원문 이해
불교에 따르면, 이 세상은 사대오온(四大五蘊) 즉, 네 가지 성분과 다섯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지금 조주는 터무니없는 대답을 하고 있다. 사대오온은 세상을 이루고 있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주가 말하고 있는 내용은 말 뒤에 숨어 있다. 조주는 '이 사대오온을 아는 주시자'에 대해 말한다. 그러나 그는 주시자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어떤 단어도 실제로는 주시자를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주 스님의 대답은 이런 뜻이다.
"세상이 멸망해도 주시자는 남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대는 사대오온을 주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내면으로 들어가면 이 사대오온을 주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주시하는 자가 말해질 수 없는 붓다의 본성이다."
"그대의 육체가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자가 그대의 본성이며 이것이 곧 죽음을 초월하는 것이다. 즉 그대의 육체는 죽지만 그 죽음을 지켜보는 주시자는 죽지 않는다. 그 주시자가 바로 그대의 본성이다."
※ 4대 : 육체를 구성하는 지(地), 수(水), 화(火), 풍(風)의 네 성분
※ 5온 : 존재를 구성하는 색(色), 수(受), 상(想), 행(行), 식(識)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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